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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ing/🎁
2024.02.24

교사불륜의혹

불면의이쑤신

또웅 님 <윤샘서쌤> 축전

[오늘 좀 늦음]

윤대협은 카톡 창의 다섯 글자를 세 시간째 째려보는 중이었다.

저 새끼 뭐 잘못 먹음? ㅇㅇ오늘 급식 탕수육이라고 산더미처럼 퍼먹더니 아무래도... 옆자리인 안영수와 황태산이 눈빛을 교환했다. 안 하던 짓을 하는 윤대협. 좋은 예감이라곤 없었다. 동료 교사들은 행정 잡무를 내일의 나에게 미루고 재빨리 퇴근을 갈겼다. 낼뵙겠슴다!

텅 빈 교무실에서 윤대협은 여전히 카톡창과 눈싸움을 하다가. 후우우. 땅이 꺼져라 애절한 한숨을 내쉬었다.

능남자고등학교 체육 교사 윤대협은 칼퇴의 화신이었다. 운이 따라줬다. 과목이 과목인지라 성적과 행정업무가 많지 않았다. 하교 시간 단속은 할 필요도 없었다. 교복 입은 짐승들은 종례와 동시에 사바나 초원의 들소 떼처럼 흙먼지를 일으키며 앞다투어 PC방으로 우르르 뛰어갔다.

물론 운과 조건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일도 많았다. 윤대협은 고교 체육 교사의 악몽인 체력장 기간에조차 학생들과 함께 퇴근했다. 분명 나보다 바빠야 마땅한 새끼가 먼저 가겠습니다~ 생글생글 웃으며 사라지는 걸 보고 안영수만 이마빡에 핏줄을 세웠다. 사실 윤대협은 안 그렇게 생겨서 보고와 서류에 강했다. 다른 사람 다 바쁜 기말고사 기간에는 남의 일을 대신 맡아주고 나중에 지각했을 때 실드를 받았다.

하지만 서태웅과 동거하게 된 이후로는 얄짤 없었다. 오직 칼퇴. 무조건 칼퇴. 단 1분도 늦는 꼴을 못 봤다. 서태웅도 윤대협 못지않은 칼퇴 요정인지라 가끔은 먼저 와서 교문 앞에 사천왕 동상처럼 버티고 서 있곤 했다. 아무 짓도 안 한 학생들만 괜히 쫄아서 피해 다녔다.

그런 윤대협이 아직도 퇴근하지 못하고 카톡창만 들여다보는 이유가 있었다. 윤대협은 텅 빈 운동장 너머 북산여자상업고등학교 건물을 아련하게 바라보며 또 한 번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눈물이 핑 돌았다.

아무래도 서태웅이 바람난 것 같다...

그건 지나친 상상도 억지스러운 추측도 섣부른 의심도 아니었다. 윤대협은 그런 것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었고, 서태웅은 그런 것을 불러일으키기엔 좀 많이 투명한 사람이었다.

애초에 두 사람은 거의 24시간을 함께 했다. 서태웅의 하루는 집, 학교, 집, 학교, 그게 다였다. 어떻게 첫 만남이 클럽이었는지 그것이 기적처럼 느껴질 정도로 집돌이였다. 집에는 윤대협이 있고 학교는 바로 옆이며 매점을 공유한다. 심지어 그 두 장소를 오가는 길조차 윤대협과 함께였다. 같이 출근하고 같이 퇴근하고. 그러다 보니 윤대협은 오히려 솔로일 때보다 근태가 좋아졌다. 지각할 일이 없어져서.

윤대협처럼 합리적인 사람이라면 웬만해선 바람을 의심하기 힘든 환경이었다. 물리적으로 바람피울 공간과 시간이 안 나오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태웅이 달라졌다.

가장 먼저 이상함을 느낀 건 핸드폰이었다. 진부하게도. 핸드폰! 사교 활동에 큰 관심이 없는 만큼 아참 그런 걸 갖고 있었지 싶을 정도로 통신기기에 무감했던 서태웅이 틈만 나면 핸드폰을 쳐다보고 있었다. 집에 오면 윤대협 쳐다보거나 윤대협 따라다니거나 멍때리다 자는 일은 있어도 그런 적은 없었는데.

심지어 서태웅은 화면을 보다가... 작게 웃었다. 윤대협은 처음 그 모습을 봤을 때 받은 충격을 아직까지 절절하게 기억한다. 심장이 바닥에 처박히는 것 같은 기분. 그때 윤대협은 거의 척수반사로 물었다. 자기도 모르게 조금 큰 목소리로.

“뭐 봐?”

놀랍게도 서태웅은 꼬리 밟힌 고양이처럼 펄쩍 뛰어오르며 핸드폰을 뒤로 숨겼다.

“아무것도 아니야.”

3초 정도 왼쪽 대각선 위를 노려보더니 침착하게 덧붙였다.

“그냥 애들이 단톡방에서 웃긴 소리 했어.”

누가 봐도 방금 열심히 지어낸 변명이었다. 개그맨 뺨치는 끼로 무장한 여고생들이 단톡방은커녕 눈앞에서 화려한 슬랩스틱을 선보여도 눈썹 하나 까딱 않고 뛰지 마라, 다친다, 한마디로 정리하던 서태웅인데. 게다가 그게 사실이라면, 윤대협에게 감출 이유가 뭐란 말인가.

이때까지만 해도 윤대협은 그렇게 심각하게 생각하진 않았다. 그냥 태웅이가 우리 데이트하던 사진이나 몰래 찍은 내 사진(그런 게 있다면) 보다가 피식 웃어 놓고 부끄러워서 아닌 척하나보다, 그렇게 행복회로를 풀 파워로 돌렸다. 싫은 예감은 있었다. 어딘가 잘못된 곳에 압정이 박힌 것처럼 따끔거렸다. 하지만 무시할 만했다.

함께 손잡고 퇴근하던 루틴이 흔들리기 전까진.

시작은 지각이었다. 서태웅의 퇴근이 점점 늦어지기 시작한 것이다. 윤대협은 10분, 20분, 30분, 급기야 한 시간을 교문 앞에서 기다리게 됐다. 본인도 시간관념 없기로는 유명한지라 처음엔 아무 생각 없었던 윤대협도 이쯤 되니 뭔가 이상했다.

“일이 많았어?”

물어보면 서태웅은 입을 한 번 벌렸다가, 닫았다가, 겨우 답했다.

“어.”

아니 그거 대답하는데 왜 고민을 하냐고. 윤대협은 오랫동안 느낀 적이 별로 없는 감정에 사로잡혔다. 불안이었다. 서태웅의 행동보다도 서태웅의 태도가 너무나 이상했다. 처음부터 야근이라고 했으면 윤대협도 그러려니 했을 것이다.

한 시간을 기다리는 동안 서태웅은 연락도 안 됐다. 집에서는 그렇게 핸드폰만 쳐다보던 녀석이 왜 카톡도 전화도 무시하는지. 한 번은 너무 걱정돼서 북산여상 교무실 안까지 쳐들어간 적도 있다.

서태웅은 없었다.

“저기, 서태웅 선생님 가셨나요?”

“네. 진작 퇴근했는디... 근데 누구세요?”

서태웅 옆자리에서 야근은 안 하고 노트북으로 신나게 게임하던 선생이 윤대협을 수상쩍게 쳐다보았다. 윤대협은 말없이 고개만 꾸벅 숙이고 교문 밖으로 나왔다. 그대로 혼자서 집으로 돌아갔다.

걱정이 절반, 분노와 실망이 절반, 아니 칠할 정도...? 양쪽으로 팽팽하게 잡아당겨진 마음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면서 윤대협은 저녁도 굶은 채로 소파에 앉아서 멍때렸다. 이대로 서태웅이 들어오지 않으면 어쩌나. 그런 끔찍한 망상까지 할 정도로 뇌가 부정적으로 변해가는 것을 자각했을 때쯤, 핸드폰에 미친 듯이 카톡이 오기 시작했다.

[윤대협]

[미안해]

[나 들어간ᅟᅳᆬㅜㅇ]

[시간을ㄱ가먹어써]

아마도 뛰면서 치고 있는 듯한 다급한 오타투성이 카톡을 본 순간, 윤대협의 가슴에 지독하게 얹혀 있던 걱정과 불안이 싹 사라졌다.

남은 것은 분노와 실망뿐이었다.

어떻게 서태웅이 나한테 이럴 수가. 너 이거 국가공무원 제63조 품위유지 위반 의무야. 첫 만남 때부터 품위 같은 건 클럽 공중화장실에 싸질러 놓고 왔던 주제에 윤대협은 그런 억하심정을 품었다.

그럼에도 윤대협은 화를 내고 싶지 않았다. 정말로 서태웅에게만은 화를 내고 싶지 않았다. 심지어 추궁도 하고 싶지 않았다.

헤어지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예전에 서태웅이 윤대협을 유부남으로 착각했을 때, 그는 무엇을 했나. 미안하다는 말만 남기고 헤어지려고 했다. 이번에도 그럴 것이다. 하지만 윤대협은 잠시 한눈을 팔았다고 해도 서태웅과 헤어지고 싶은 마음이 조금도 없었다. 지금 이 순간에 치솟는 분노와 실망을 냉정하게 제쳐 두고 결말만 따지자면 그랬다.

윤대협은 서태웅과 눈이 맞았을지도 모르는 미지의 타인이 전혀 두렵지 않았다. 어떤 놈인지 년인지 몰라도 어차피 잠시 기다리면 윤대협만 한 놈 없다는 걸 깨닫고 돌아올 것 같다는 근거...가 없지는 않은 자신감이 있었다.

윤대협이 알기로, 서태웅은 윤대협을 너무 좋아한다. 지금 정말로 한눈을 팔고 있는 거라면, 잠깐의 호기심 때문이거나, 누군가의 꼬임에 잘못 넘어가서 시간 낭비를 하고 있을 확률이 높다. 어쩌면 뭔가 실수를 해서 협박을 당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괜히 그걸 지적해서 서태웅의 마음에 양심의 가책이 생기면 그때야말로 돌이킬 수 없다. 미안해서 더 이상 함께할 수 없다고 하면 윤대협의 손해다.

윤대협은 입을 다물기로 했다.

그날 헐레벌떡 뛰어 들어온 서태웅은 출근할 때와 다른 옷을 입고 있었다. 신발을 벗어 던지고 달려와 윤대협을 끌어안는 서태웅에게서 모르는 향수 냄새가 났다. 퇴근을 까먹은 이유는 ‘잔업’이었다. 윤대협이 교무실에서 눈으로 확인한 새빨간 거짓말이다.

윤대협은 허탈해서 웃었다. 태웅아, 너는 어떻게 바람을 피워도 이렇게 어설프니. 나 없이는 아무것도 못 하네. 가슴이 만 갈래로 찢어지는 와중에 역시 절대로 헤어지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드는 것을 보니 스스로 봐도 상당히 미친 놈 같았다.

윤대협은 아무도 없는 교무실 창가에 서서 하염없이 북산여상 건물만 바라보았다. 서태웅은 오늘도 늦는다고 거짓말을 하고 사실은 한 시간 전쯤에 바람 상대를 만나러 간 것일까? 지나치게 확실한 여러 가지 정황 증거를 꾸준히 마주한 나머지 나쁜 방향으로 폭주하기 시작한 생생한 상상력을 멈출 수가 없다.

그런데 저건 뭐지? 윤대협이 눈을 가늘게 떴다. 탁월한 시야에 누군가가 보였다. 기다란 그림자. 잘 뻗은 다리. 잘생긴 얼굴...?

북산여상 후문 옆 뒷마당 쪽에 서태웅이 있었다.

서태웅은 오늘 입고 간 것과 완전히 다른 상하의를 입고 있었다. 주변을 계속 두리번거린다. 무언가를 찾는 것 같기도 하고, 기다리는 것 같기도 하다.

무언가를 깨달은 윤대협은 입 속을 세게 깨물었다. 하. 지금까지 이렇게 후문에서 만나서 간 건가? 내가... 정문에서 기다리는 동안...

더 이상 견딜 수가 없었다. 윤대협은 자리를 박차고 뛰어나갔다.

그리고 편의점에 가서 소주를 일곱 병 샀다.

서태웅은 저녁 먹을 시간쯤에 귀가했다. 나름 늦지 않게 자제했다고 스스로를 칭찬까지 하면서. 최근 모종의 사유로 같이 출퇴근을 못 했더니 하루 종일 윤대협이 보고 싶어서 전력 질주로 뛰었다.

집에는 고주망태가 기다리고 있었다.

윤대협은 취해도 별로 티가 안 난다. 다 멀쩡한데 자세히 보면 눈동자가 돌아있다. 식탁 위를 대중없이 헤매던 그 눈동자가 귀가한 서태웅을 향해 고정됐다. 서태웅은 등줄기에 소름을 느꼈다. 취해도 별로 티가 잘 안 나는 윤대협이 취했다는 걸 이 세상에서 서태웅만이 가장 확실히 알 수 있는 건... 나중에 섹스할 때 브레이크가 완전히 사라지기 때문이다...

뭐 오랜만이고 나쁘지 않을까. 서태웅은 외투와 가방을 휙휙 던져놓고 윤대협 앞에 앉았다. 바닥에 빈 소주병만 일곱인 걸 확인하고 멈칫 놀랐다. 뭐지. 혼자서 이렇게 술 마시는 타입 아닌데...

서태웅이 뭐라고 물어보기도 전에 윤대협이 먼저 입을 열었다.

“태웅아.”

눈은 돌아있는데 발음은 정말 또렷했다.

“나 너랑 헤어질 생각 없어.”

서태웅의 얼굴에 물음표가 떠올랐다. 얇은 입술까지 미세하게 떨면서 진지한 얼굴과 돌아버린 눈동자로 취해 있는 윤대협. 서태웅은 내일 얘가 기억이나 할라나 모르겠다는 심경이었지만 어쨌든 정직하게 대답했다.

“나도.”

윤대협이 웃었다. 서태웅이 좋아하는 예쁜 미소였다.

“고마워.”

활짝 휘어진 두 눈에서 굵은 눈물이 후두둑 떨어졌다.

서태웅은 기겁했다. 심장이 땅바닥에 팽개쳐지는 기분이었다. 예전에 윤대협이랑 원나잇하고 정신 차렸던 아침만큼이나 충격이었다. 눈물을 닦아줘야겠다는 생각으로 치켜든 손이 덜덜 떨렸다. 뭐라도 말을 해서 달래줘야 하는데 입만 뻐끔거릴 뿐 아무 소리도 안 나왔다.

“윤대협... 너... 무슨... 왜...”

“괜찮아, 태웅아. 난 너한테 마지막이기만 하면 돼.”

“뭐가 마지막이야? 너... 어디 아파? 무슨 일 있어?”

“내가 바람피우는 사람 기다리는 성격일 거라곤 생각 못 했는데... 너니까 이렇게 되네. 어쨌든 난 안 헤어질 거야. 너 안 놔줄 거야...”

“바람피운다고? 누가?”

윤대협의 눈에서 네 줄기의 눈물이 더 떨어졌다.

“내가?”

서태웅의 얼굴이 점점 험악해지기 시작했다. 윤대협의 두 뺨을 닦아주던 손에 점점 힘이 들어가서, 입이 좌우로 당겨지기 시작한 윤대협이 으에에, 이상한 소리를 냈다. 서태웅은 이번에는 분노로 부들부들 손을 떨었다. 매우 위협적인 목소리가 낮게 으르렁거리며 술 취한 윤대협의 고막을 둥둥 울렸다.

“너 내가 바람피운다고 의심하냐?”

“...맨날 늦고, 야근한다고 거짓말하고, 옷 바꿔 입고, 향수 뿌리고, 연락 안 되고, 근데 집에서는 핸드폰만 보고, 뭐하냐고 하면 숨기고. 후문에서 누구 기다리는 것도 다 봤어.”

윤대협이 하나씩 읊을 때마다 서태웅의 험악한 표정이 난처함으로 서서히 풀려간다. 윤대협은 그걸 긍정이라고 생각하고 또 눈물을 주루룩 떨구면서 웃었다. 콧물을 훌쩍 삼킨다.

“괜찮아, 태웅아. 나 진짜... 괜찮아 볼게.”

중얼중얼 신파극을 찍고 있는 주정뱅이를 착잡한 표정으로 바라보던 서태웅이 거하게 한숨을 쉰 다음 핸드폰을 열었다.

“얘다. 내 바람 상대.”

윤대협은 보기 싫어서 눈을 질끈 감았다. 어차피 나보다 못생겼겠지. 그게 더 비참해. 하지만 서태웅은 용서 없이 윤대협의 눈꺼풀을 강제로 열었다. 문답무용으로 들이대진 핸드폰 액정을 가득 채운 건...

까맣고 매끄러운 고양이 한 마리였다.

“후문 쪽에서 발견하고 몰래 밥 주고 있었어. 경비 선생님이 별로 안 좋아하시는 것 같아서... 오늘 케이지에 잡아서 TNR 하려고 동물병원 데려갔어. 새끼 안 낳을 거라고 하면 밥 줘도 괜찮을 거 같아.”

입을 헤 벌린 윤대협에게 종알종알 설명한다.

“너 고양이 알레르기잖아. 그래서 밥 준 날에는 일부러 옷... 갈아입은 건데. 냄새도 안 좋을까 봐 남의 향수 빌려서 뿌리고... 어떨 땐 애가 한참 동안 안 나와서 다치거나 죽은 줄 알고 한참 찾다가 왔어.”

“연락 안 된 건?”

서태웅이 눈썹을 찡그렸다. 불리할 때는 항상 입술을 삐죽 내민다.

“...사진이랑 동영상 찍느라고...”

이번에는 윤대협이 거대한 한숨을 내쉬었다. 서태웅이 얼른 윤대협의 팔뚝을 껴안으며 달라붙는다.

“미안.”

재빠른 사과는 서태웅의 장점이다. 그러나 윤대협은 소주를 딱 세 병만 더 마시고 싶은 심경이었다. 가슴속에 맺혀 있던 무언가가 녹아서 줄줄 흐르는데 그게 눈으로 나오고 있는 것 같았다.

“태웅아, 너는 왜 말을 안 하냐, 말을...”

“미안. 네가 같이 보러 가자고 할까 봐... 알레르기인데...”

“나 그렇게 심한 것도 아니야...”

“말을 하지.”

“아아아 진짜...”

윤대협이 서태웅에게 헤드록을 걸었다. 으겍, 소리를 내면서도 서태웅은 순순히 당해주었다. 어느새 헤드록은 포옹이 되고, 얼굴이 가까이 다가오고, 자연스럽게 입술이 쪽쪽 맞붙었다. 서태웅은 진한 알코올향에 눈썹을 찡그렸지만 피하지는 않았다. 입을 벌리고 키스가 시작되면 타액에 알코올이 섞여 진하고 달콤한 맛이 났다. 살짝 취할 것 같다고 생각한 순간에 윤대협이 입술을 떼고 말했다.

“이제 같이 밥 주고 오자.”

“그래도 돼?”

서태웅의 눈이 반짝였다. 윤대협은 웃을 수밖에 없었다.

“당연하지. 이제 고양이랑 바람피우는 거 금지.”

“나도 같이 가는 게 더 좋아.”

담담한 얼굴로 굉장히 기뻐하는 서태웅에게 다시 진한 키스를 퍼붓는다. 다행이다. 윤대협 화 풀렸다. 술도 좀 깬 것 같지...?

그러나 힐끗 쳐다본 윤대협의 눈동자는 어쩐지 여전히 돌아있었다...

북산여상 서쌤은 다음 날 급하게 병가를 냈다. 질병의 원인이 고양이와 바람피운 처벌을 밤새도록 받았기 때문이라는 건 비밀이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