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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ing/🎁
2025.04.05

Somebody to Call

불면의이쑤신

란 님 <마음의 거리> 축전

탁자를 시끄럽게 두들기는 진동 소리가 윤대협을 깨웠다. 몇 시지. 시선이 습관적으로 시계를 찾는다. 7:11. 휴일을 시작하기엔 한참 이르다. 윤대협이 휴대폰을 집어 들었다. 화면에는 영상통화 앱이 크게 떠 있다. 이런 시간을 선택할 발신자는 한 사람뿐이다. 이름을 보지도 않고 통화 버튼을 길게 밀었다.

“태웅이 안녕. 잘 잤어?”

[난 한참 전에 일어났어, 멍청아.]

항상 똑같은 인사. 윤대협이 낮게 웃었다. 방금 운동을 마쳐 땀에 젖은 머리카락을 여기저기 붙인 채로, 걷는 박자에 맞춰 천천히 흔들리는 하얀 얼굴.

“어디쯤이야?”

[곧 집에 도착.]

윤대협은 늘어져라 하품을 한다. 눈꼬리에 눈물이 맺힌다. 핸드폰을 든 채 한 손으로 시트를 허리에 둘둘 감고 질질 끌면서 거실로 나온다. 현관 앞에 기대선 채로 통화를 계속한다.

“그런데 태웅아.”

문이 열린다.

“직접 보면 되는데 왜 꼭 영상통화 거는 거야?”

화면 속의 서태웅이 문을 열고 들어온다. 눈앞에서, 화면 속에서, 똑같은 표정으로 윤대협을 똑바로 바라보며 동시에 말했다.

“보고 싶으니까.”

윤대협은 웃었다. 영상통화라는 신기술이 등장한 이후로 서태웅은 집 안에서나 밖에서나 시도 때도 없이 윤대협에게 전화를 걸었다. 멀리 떨어져 있었던 10년 전에는 이 기술이 없어서 못내 아쉽다고 말하는 것처럼. 제법 귀여운 투정이었다.

윤대협은 휴대폰을 아무 데나 던져 두고 서태웅을 끌어안았다. 땀 냄새와 바깥 냄새가 달다. 시트가 떨어지거나 말거나, 그런 사소한 건 신경 쓰지 않았다.

역시 윤대협에겐 통화도 영상통화도 부족했다. 껴안아야만 했다. 그 어떤 미래의 기술로도 온전히 전할 수 없는 서태웅을. 온몸을 맞붙여서 느껴야만 했다. 오감을 모두 써서 가져야만 했다. 그 외엔 무엇으로도 만족할 수 없었다.